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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험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자.

by lowen 2024. 3. 27.

 

예를 들면 <해리 포터>의 저자인 조앤 롤링은 20대 초반에 영국에서 포르투갈로 가서 그곳 남자와 결혼했으나, 딸을 낳고 2년 만에 이혼했다. 어린 딸과 함께 무일푼 신세가 되어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정부보조금으로 근근히 먹고사는 가난에 찌든 싱글맘이 되었다. 어린 딸과 함께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혹독한 가난에 시달렸고 심지어 우울증마저 그를 괴롭 혔다. 어린 딸에게 읽어줄 동화책 한 권 살 돈이 없었던 조앤 롤링은 아이 에게 읽어줄 동화를 직접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해리 포터>가 탄생 한 것이다. 결국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로 엄청난 돈을 벌어 영국 여왕보다 더 큰 부자가 되었고, <포브스>선정 세계 500대 부자에 등극하기에 이르 렀다.
조앤 롤링은 이렇게 얘기한다.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실패가 현실로 다 가오자 오히려 저는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실패했지만 저는 살아 있었고, 사랑하는 딸이 있었고, 낡은 타자기 한 대와 엄청난 아이디어가 있었죠. 가장 밑바닥이 인생을 새로 세울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되어준 것입니다."

동화작가 안데르센 역시 자신의 역경이 진정한 축복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는 매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둥하고도 다니지 못했으며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곤 했다. 그는 훗날 동화작가로 명성을 얻게 되었을 때 이렇게 말했다. " 생각해보니 나의 역경은 정말 축복이 었습니다.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 못생겼다고 놀림 을 받았기에 <미운 오리새끼>를 쓸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역경을 극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역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성공과 도약의 발판이자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고통과 시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그러한 역경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아픔과 괴로움을 겪게 되면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고통과 좌절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일까? 이에 대해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다니엘 캐니만 교수는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캐니만 교수에 따르면 한 인간에게는 경험자아experiencing self와 기억자아remembering self 라는 뚜렷이 구분되는 두 존재가 공존하고 말한다.  경험자아는 '현재 내가 경험하는 것을 느끼'는 자아다. 이 자아는 지금 벌어지는 기쁜 일이나 쾌락을 즐기고 고통이나 괴로움을 피하려 한다. 한편 기억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회상하고 평가'하는 자아다. 그러한 '회상'은 이야기하기 story-telling 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두 자아의 판단은 대체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캐니만 교수 이론의 핵심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 예컨대 지금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은 전적으로 기억자아에 의존해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기억자아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지금 당신이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경험자아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해 기억하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바로 기억자아다. 문제는 경험자아가 느끼는 것과 기억자아가 기억하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 회복탄력성은 바로 이 '기억하는 자아'의 문제다. 기억자아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자아다. 이 기억자아가 자신의 고난과 역경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으로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 바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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