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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스티커가 필요없는 교육

by lowen 2024. 1. 16.

 

 

나는 인성 교육의 핵심은 먼저 아이를 미덕을 내면에 품은 존재로 바라보고, 그리하여 아이가 자신의 이미 빛나는 미덕을 알고 자랑스레 여기며 동시에 아직 부족한 점 또한 새로운 발전 가능성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본다. 아이들은 결과나 성공만이 아닌 과정과 노력, 시도 등 잘 드러나지 않는 가치를 가슴 깊이 중시하게 되며 스스로에 대한 평가 역시 더 솔직하면서도 관대해졌다. 점점 남과 자기 자신 모두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갔다.

2015년 12월, 겨울 학기 마무리활동으로 반 아이들과 '나에게 주 는 상'을 만들어보았다. 제일 많았던 상이 '감사상'이었다. '위 어린이는 뭐든지 감사하고 감사의 미덕에 물을 주고, 사랑해 주어서 다이아몬드로 만들었기에 이 상을 줍니다. 아이들은 의심 없이 자신의 감사 수준이 다이아몬드가 되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 남의 시선이나 결과보다 나 자신의 만족감, 하루하루의 과정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자존감이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아이 마음은 이미 보석이다. 그 보석을 봐주고, 인정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교사다. 그래서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가진 내면의 보석, 그 스스로의 힘을 믿는 것이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높이고 싶으면 바로 높일 수 있는게 아니라 깊이 숨겨진 자신에 대한 느낌, 무의식의 영역이다. 그 자존감은 중요한 네 방향의 거울에서 보여주는 말, 태도의 열매다. 엄마, 아빠, 학교 선생님, 친구들의 말과 태도를 통해서 아이에게 비추어진다.


거울 중 하나인 선생님이 매일 '미덕 천사, 보석, 미덕 덩어리! 라고 노래 부르는데 아이가 자존감이 안 올라갈 수가 없다. 더군다나 선생님의 이런 시선은 다른 세 방향의 거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매 학기 말 자신의 특별한 미덕 여러 개가 다이아몬드가 되었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당연히 자존감 검사 결과도 놀랍다. 3월에 77인 자존감이 8월 말에 109까지 올라간 아이가 있다. 한 학기 만에 약 40퍼센트 상승했던 것이다.

심리학자 콜버그는 도덕성이 6단계로 발달한다고 했다. 겉보기에 똑같은 행위라도 어떤 판단 기준으로 행동했느냐에 따라 그 도덕성의 발달 단계가 다르다고 본 것이다.

 

1단계인 사람은 불을 피하는 것 이 기준이다.

2단계는 보상, 즉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한다.

3단계에 서는 사람들의 인정. 즉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한다.

4단계는 법과 질서이기 때문에 도덕적 행위를 한다.

5단계에 이르면 다른 사람을 존증하기에 한다.

6단계는 내면의 양심 때문에 스스로 규칙올 지키기를 선택한다.

 

보통 아이들에게서는 아직 높은 단계의 도덕성을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꾸준히 존중받으며 자존감이 올라가자 아이들의 도덕성 또한 발달했다. 3주 동안 멘토 봉사를 한 아이들에게 보상으로 미덕 칭찬스티커를 세 장씩 줬다. 서른 장을 모으면 학용품, 과자 따위의 작은 선물을 줬 고 그때마다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런데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단계를 소개한 표 하나를 교실에 붙여놓았을 뿐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칭찬 스티커 대신 아무런 대가 없는 양심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욱 행복해했다. 글에 담긴 아이들의 마음은 더 놀라웠다.

'봉사는 대가를 받지 않는다. 대가 없이 봉사하니 마음이 더 뿌듯하다.'
'대가를 받으면 나의 무의식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보상 받은 모습을 저장할 것이다. 대가 없이 봉사한 멋진 모습을 내 무의식에 저장하고 싶어서다....'

선물을 기대하던 어린아이들에게 어느새 자신의 보이지 않는 무의식까지 관리하는 내면의 힘이 생겼다. 그때까지 20여 년간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며 기대하지도 않았고 상상할 수도 없던 모습이었다. 그런데 버츄프로젝트로 아이들 내면의 힘을 알려주고 나서는 아주 쉽게 가능해졌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까지 소중히 하는 마음이 되었다. 자존감이 주는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내 의식, 무의식을 관리해 내 삶의 방향을 이끌 정도가 된다. 머리와 마음이 함께 움직이기에 더 행복하고 모순없는 삶이다. 자신을 사랑 하게 하는 그 힘이 스스로를 이끌어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참고 도서>

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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