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에서 창의성의 중요성
아이들이 외부 세계로부터 아무런 간섭 없이도 성장할 수 있다면 아이의 창의적인 작업을 위해서 어떤 특별한 자극도 필요하지 않다. 또한 모든 어린이에게 깊이 잠재된 창의적 충동을 억제하지 않고 활용하게 한다면 자신만의 표현법에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이러한 창의적인 자신감은 문명의 발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인터넷 게임과 미디어 노출이 많은 곳에서 활동하는 아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아이가 "나는 그림을 못 그리겠어요."라고 할 때마다 어떤 장애가 아이의 생활 속에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채야 한다.
아이의 미술은 성인의 미술과 차이가 있다. 아이에게 있어서 미술은 단지 표현의 수단일 뿐이다. 아이의 생각은 성인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표현에서도 성인과 차이가 있음은 당연하다. 미술교육의 어려움과 장애는 대부분 어른의 생각과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의 방법 사이의 모순 때문에 발생한다. 교사들은 아동화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적당한 비례와 색깔의 조화를 요구해 왔다. 아이들은 자신이 그리는 방법으로 실제와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본다. 이런 모순의 분석을 통하여 어린이의 실제 경험을 통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가 어린이의 경험이 아닌 객관적인 사물에 관련지어 어떤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어린이 자신의 표현을 크게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간섭은 부모가 어린이의 난화에서 어른의 개념에 맞는 어떤 것을 찾으려고 할 때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모방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교육학자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도 모방은 학습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모방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므로 모방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방이 학습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다른 한퍈으로는 앵무새같이 단순 모방의 차원으로 아이를 전략이기는 등 많은 혼란을 줄 수 있다. 아이는 교과목에 따라 다른 게 반응하지 않는다. 산수 과목에서 받은 영향이 예능과목의 표현에서도 나타나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아이가 어떤 교과목 영역에서 억제당하게 되면 그것은 다른 교과 영역에도 반영된다. 러셀과 와그만의 실험연구에 따르면, 색칠 공부(coloring book)에서 새를 접해본 어린이의 63%가 그들 자신이 처음으로 느꼈던 새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고 새에 대한 그들의 개념을 교재에 제시된 정형화(도식화)된 양식과 비슷하게 바꾸었다고 한다. 이것은 색칠 공부가 아이에게 끼친 심각한 영향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이런 미술 학습 과정은 민주적 학습 방법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린아이의 자연스러운 표현을 완전히 무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칠해야 하는 그림이 '개'라고 가정해 보자. 미리 정해진 윤곽선을 따라 색을 칠하는 일은 시작하자마자 아이는 자신과 개의 관계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을 방해받게 된다. 아이와 개의 관계는 사랑이나, 우정, 미움 또는 두려움 등의 긴장 상태를 해소할 기회도 없다. 칠하기만 해야 하는 공부는 아이의 욕구를 표현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아이마다 생각의 개별적인 차이를 나타낼 여지도 없다. 그림을 채워나가면서 아이들은 개인의 차이에 대한 배려 없이 똑같은 행동양식으로 반응하도록 통제받는다.
물론 몇몇 아이들은 아무 의미도 모르면서 윤곽선을 따라 개를 칠하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아이는 크레용으로 색칠만 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교재에 그려진 개만큼 잘 그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이 처음에는 색칠을 해나가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색을 다 칠하고 다음의 학교나 혹은 다른 곳에서 이 어린이 중 누군가가 어떤 것을 그리도록 요구받았을 때, 아이는 자신이 기억하는 칠하기 그림책의 그림만큼 잘 그릴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아주 당연하게 "나는 그림을 못 그려요"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교사와 부모는 "하지만 우리 아이는 색칠 공부를 좋아해요"라고 말하곤 한다. 이것은 어느 정도 타당한 말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유익한 것과 해로운 것은 구별하지 못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항상 아이에게 유익한 것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 아이가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게임이 아이에게 유익하지 않는것 처럼 말이다.
한때 성인들 사이에서 아이들처럼 컬러링 북이 유행하면서 히트했던 때가 있었다. 현대인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색을 칠하는 행위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 가지 활동으로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서 색을 칠하면 그림을 그려 본 적 없어도 근사하게 나오는 컬러링 북에 색칠하는 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오랜 시간 지속되면 의미 없이 내가 왜 이걸 계속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게임은 어떨까?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순간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현실과 다른 온라인 속 세계는 화려하고 공격적이며 게임 안에서 느끼는 감정은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와 어른들은 게임 속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처럼 생각을 잠깐 멈추게 하는 활동들은 아이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생각을 많이 하고 자라야 하는 아이는 이런 활동으로 생각이 멈춰지는 시간이 지속된다면 전두엽을 발달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자기 조절력을 성장시켜야 하는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그림책을 색칠하는 행위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을 멈추게 도와주려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색칠 공부 대신 흰 도화지에 삐뚤빼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서 그림을 그리게 하자. 그리고 자신의 감정이 이끄는 대로 색을 칠하게 하여 주자. 생각하면서 색을 칠하는 아이들은 표현력과 자기조절 능력이 함께 자란다. 아이 자신만의 근사한 표현력을 갖추는 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자. 더 멋진 작품을 그리면서 즐겁고 행복해 할 것이다.
참고 문헌
<인간을 위한 미술> -로웬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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