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이 부족한 선천적 이유
혹시 아이의 주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그 이유를 먼저 알아보자. 주의력 부족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선천적 기질이다. 아이가 산만하고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혹시 우리 아이가 ADHD는 아닐까 하는 문제다. 혹시라도 기질적 문제가 의심된다면 임상적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며 더더욱 그 원인과 증상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질적 문제가 있다면 ADHD나 ADD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진단을 받는다고 해서 아이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부모가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따라 그 예후는 무척 달라지니, 걱정만 키우기보다는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ADHD는 잘 알려진 반면, 의외로 ADD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둘의 차이를 안다면 아이의 주의력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주로 주의력 부족, 충동성, 과잉 행동이 주요 증상이며, 주의력과 즉각적 반응 억제에 어려움이 있어 실행 기능의 저하가 특징적인 현상이다. 실행 기능의 저하란 행동에 대해서 실행 지시를 내리는 전두엽의 기능에 이상이 있어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부산스러운 행동을 보이며,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난다.
• 매사에 급하고 참을 성과 인내심이 부족함
• 당장 눈앞에 하고 싶은 일만 해서 중요한 일을 마치지 못함
• 정서적으로 미숙해서 감정과 충동 조절이 어려움
• 자존감과 성취감이 낮으며 비판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고 쉽게 좌절함
• 정리 정돈이 잘 안 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일을 마치지 못함
•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동기를 갖기 어려움
• 자신의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름
•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다른 일을 끝내지 못함
이렇게 ADHD 증상이 있으면 수업 시간에 앉아 있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침착하지 못해 수업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기 어렵고,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한마디로 공부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래서 단순히 산만함을 넘어 인지, 정서, 행동 조절과 관련된 전반에서 어려움을 보인다. ADHD 증상이 잘 치료받지 못한 채 장기화되면 낮은 자존감, 틱 장애, 불안 장애, 우울증, 학습 장애, 강박 장애 등의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잘 집중하지 못하며, 생각 없이 말을 내뱉거나 행동해서 또래 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대로 청소년기가 되면 증상이 좀 더 심각해져서 품행 장애 혹은 일탈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성인기가 된다고 해서 저절로 나아지진 않는다. WHIO(국제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직 장인들의 무단 결근이나 업무 효율 저하의 원인 10가지 중 하나 로 ADHD를 꼽았다. 성인 ADHD는 학업, 직장, 가정 등 일상생활 전반에 기능 저하를 초래하며,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 면 알코울 중독, 미디어 중독에 쉽게 빠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이 처럼 ADHD는 병행 질환이 너무 많기에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은 2016년 9월부터 1년 6개월간 전국 4대 권역의 소아청소년과 부모 4,057명을 역학 조사했다. 13세 미만 초등학생 1,138명에서는 적대적 반항 장애가 가장 많았고(19.890), ADHD(102496)와 특정 공포증(8.42%)이 뒤를 이었다. 적대적 반항 장애 10명 가운데 ADHD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4명이었다. 결론적으로 초등학교의 한반 평균 30명 중 2~3명은 ADHD 중상을 보인다는 의미가 된다. 적지 않은 숫자다. 그러므로 ADHD 증상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도움 주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ADHD 증상에는 과잉 행동, 충동성, 부주의 이렇게 3가지가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주의력 부족 현상이 ADHID 증상 중 하나인 것이다.
주의력은 크게 시각 주의력과 청각 주의력으로 나뉘고, 그 기능은 대표적인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필요한 자극에 반응하고 관심을 집중하는 초점 주의력, 여러 자극 중에서 한 가지 자극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선택 주의력, 한 가지 자극에 대해서만 관심을 계속해서 기울이는 지속 주의력, 한 가지 과제에서 다른 과제로 주의를 옮기는 전환 주의력, 그리고 동시에 한 가지 이상의 자극에 관해 관심을 분배하는 능력인 분할 주의력이다. 이 중 분할 주의력을 제외한 4가지 주의력은 4~7세 시기부터 꼭 발달시켜야 한다. 주의력의 기능 중 어느 하나도 부족하면 주의 분산, 주의 지속, 주의 전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져 아이의 공부와 공부정서에까지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 과잉 행동
과잉 행동이란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증상이다. 밥을 먹을 때도 계속 몸을 움직이거나 돌아다니고, 수업 시간에도 계속 몸을 흔들고 손을가만두지 못하고 뭔가를 만지거나 두드리며, 다른 사람에게 집적 거리는 행동이 반복된다. 아무리 말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 충동성
충동성이란 잘 기다리지 못하고 갑자기 튀거나 방해되는 행동을 자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끼어드는 것도 충동적 행동의 하나다. 선생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저요, 저요"라 고 하는 건 활발하고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충동성의 여지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런 모습들이 4~7세 시기에는 잘 드 러나지 않다가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도 한다. 따라서 4~7세 때부터 아이의 행동 특징을 섬세하게 관 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 부주의
부주의는 쉽게 주의를 빼앗기고, 다른 데 정신이 팔리거나, 잘 잊어버리는 증상이다. 지각을 자주 하는 등 시간 맞추는 일을 잘하지 못하며 실수를 자주 한다. 자신의 능력보다 결과물이 크 게 미치지 못하는 특징도 있다. 부주의가 두드러지는 경우 주의 력결장애라고 칭하며 조용한 ADHD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주 의는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 더 섬세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ADD(주의력결핍장애)
ADD(ttention Deficit Disordet)는 산만하고 부주의하지만, 과잉 행동도 별로 없고 충동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집중력이 흩어져 매우 정신없는 상태가 된다. 자기가 보고 듣는 것을 보고 듣지 않으며, 자기가 집중하려 했던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방향을 잃고, 물건을 잃어버리고, 대화를 따라가기가 어 려워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점 이다. 신경학적으로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만성적으로 저하되어 생기는 통제력 결핍 상태다. 그래서 감각적 정보, 생각, 감정, 충 동들로 넘처나는 두뇌는 집중할 수가 없고, 마음이 가만히 있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다.
ADD는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아니면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들었던 말을 이해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혹시 지능이 나쁜 건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 놀거나 단체 생활을 할 때 적절한 반응을 하지 못해 또래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ADD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씨를 지닌 어떤 아이는 마치 수업을 열심히 듣는 양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그 결과물들은 기대 이하다. 당연히 성적도 낮다. 이런 증상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는 실망스럽게 느껴지고, 아이 자신에게는 좌절감을 주는 요소가 된다. 한편 ADD가 유독 걱정스러운 이유가 있다. ADD인 아이들은 매우 부주의하지만, 교실에서 튀는 행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 에 빨리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느리고 집중하지 못 하지만 두드러지게 문제 행동을 보이지 않기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너무 늦게 발견하면 중요한 시기를 놓쳐 아이도 부모도 뒤 늦게 치료하며 고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4~7세 시기에 아이의 주의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살펴보는 건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다음은 ADD 증상이다.
•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함
•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 해 딴짓을 하거나 엎드려 자는 경우가 많음
• 늘 산만함
• 공상에 잠긴 시간이 많음, 이로 인해 아이들의 놀이에 참여하지 못함
• 의사 결정이 수동적임
. 지능에 비해 낮은 성취를 보임
. 다른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잘 집중하지 못해 답을 바로 하지 못함,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에서 오해를 사기도 함
주의력이 부족해지는 후천적 요인
ADHD, ADD의 발생은 70%가량이 유전적 원인, 30%가량이 환경적 원인과 관련이 있다. 아이의 주의력이 부족해지는 이유 중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후천적 요인이다. 어떤 원인에 의해 아이의 주의력이 부족해졌다면 그 원인을 알고 도와주면 발전한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선천적 기질이 아닌데도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주요한 이유는 부모의 양육 태도와 아이가 경험하는 스트레스 사건들이다. 갖고 태어난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이후의 후천적• 환경적 요인이 아이의 주의력 부족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기억하자. 아이에게 가장 첫 번째로 중요한 환경은 부모다. 부모의 어떤 양후 방식이 아이의 산만함을 키워 주의력 부족의 원인이 되었는지 살펴보자.
첫번째는 교육적 방임이다. 꼭 지켜야 할 규칙과 질서. 그리고 절제와 만족 지연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다. 아이가 원한다는 이유로 아무 때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는 걸 허용하거나 합리적인 규칙은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는 산만해 질 수밖에 없다. 아이가 때를 쓰고 뒹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에 이 정도는 괜찮겠지' 혹은 '이번 한 번만이라며 조금씩 허용해주는 방식은 아이가 규칙을 무시하는 큰 원인이 된다. 울어도 밥은 식탁 의자에 앉아서 먹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 싫어도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해야 한다. 특히 어릴 때부터 작은 행동에서부터 통제력을 길러야 한다. 방임할 의도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방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많다. 적절한 규칙과 질서에 대해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도 학교에서도 점점 산만해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자.
한 엄마가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나대며 친구에게 집적대고 툭 하면 때리는 7살 아이를 보며 왜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엄마는 워킹맘이다. 아이는 어릴 적에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엄마와 떨어져 사는 아이가 안타까워 오냐오냐 예뻐하기만 하고 기본적인 예의와 규칙은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 그렇 게 3년이 지난 뒤 엄마 아빠가 데려와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더니 이런저런 돌발 행동으로 지적받고 항의받기 시작한 것이다. 안타깝지만 엄마의 말에는 아이의 발달에 대한 무지가 숨어 있다.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규칙을 아이가 지키지 못한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도 절대 저절로 배운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날마다 꼭 지켜야 할 기본 행동에 대해 배운다. 자라는 동안 양육자의 행동을 모방하며 배우고, 규칙과 예의에 관해 수백 번 수 천번 들으며 배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배우지 않고도 아는 것이 아니라, 잘 배워서 어느새 몸에 습득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력도 마찬가지다. 기질적인 원인이 있다고 해도 잘 가르치고 훈련해서 습관을 키우면 가능하다. 아직 배우지 못한 아이는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가르치고 주의를 집중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첫 번째와 정반대의 경우다. 강요와 통제가 심한 육아가 지속되면 아이는 산만해진다. 자주 혼나고 일거수일투족 잔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불안감이 높아진다. 심리적 불편감은 아이의 주의력과 집중력에 모두 해가 된다. 아이는 맘껏 뛰어놀고 자율성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통제와 잔소리가 심해지면 스트레스로 집중하지 못하고 안절부 절못하게 된다. 점차 뭘 해도 눈치를 보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 면서 충동적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혹시 우리 아이가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다고 생각된다면, 앞으로 좀 더 주의력이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잘 가르쳐서 주의력을 높여줘야만 한다.
<참고서적>
4~7세 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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