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상처를 덜 주고 훈육할 수 있는 환경
아마존에 사는 예콰나 부족은 아기 때부터 종일 엄마와 함께 있고, 형제나 부족의 이웃과 24시간 함께 하면서 생활하고 그들이 관계 맺는 법을 관찰하므로 훈육이라는 교육 과정 없이도 자연스럽게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굳이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로 불리지 않아도 항상 문제해결의 롤 모델이 되어주므로 함께 먹고 자고 놀고 일하다 보면 배울 수 있는 것이지요. 아이는 엄마가 일을 하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도 자신의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엄마가 집 안뿐 아니라 산과 들을 오가며 일하기 때문에 아이는 눈과 귀로 새로운 환경을 접할 수 있어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엄마가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 또한 어려서부터 볼 수 있지요. 마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어떻게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지 보면서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배웁니다.
예콰나 부족 엄마들은 아이와 종일 함께 해도 놀아주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익숙해집니다. 오히려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합니다. 어느 민족이나 열 명 정도가 모인 대가족들이 밥 먹는 모습을 관찰해보세요. 아이가 밥을 먹지 않고 주변을 맴돌다가도 먹고 싶으면 사람들이 모여 밥 먹는 곳으로 다가옵니다. 아이가 다가왔을 때 입에 먹을 것을 넣어주면 밥상으로부터 멀어져서 주변을 탐구하다가 다시 밥을 먹고 싶을 때 다가오지요. 다른 사람들이 밥상에 앉아서 밥을 먹는 행위가 아이의 눈에도 관찰되기 때문에 밥을 먹으려면 자신도 밥상으로 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직업을 찾아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산업화 시기 전까지는 이렇게 대가족으로 생활을 꾸려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바빠서 부모와 함께 밥을 먹는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아마존 부족이나 과거 전통생활 방식처럼 대가족 시스템으로 마을사람과 더불어 산다면, 어려서부터 각자의 나이에 따라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관찰하고 모방학습 할 기회가 아이에게 종일 제공되겠지요. 그럼 훈육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살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요즘은 핵가족화 되어서 예전처럼 친척들이나 이웃이 함께 모일 기회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어린시절에 아이에게 사람들과 모여살기 위해 해야 할 행동과 하면 안되는 행동을 모방할 기회가 줄어 든 것입니다. 부모가 나서서 하나부터 열가지 모두 가르쳐야 하는 것이지요. 아이들 세대에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미디어로 연결지어 지기 때문에 친구와도 만나는 것을 미디어 안에서 이루워 집니다. 친척들도 SNS에 단톡방을 열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라죠. 아이들이 보고 배우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 현실에서 아이들이 다른사람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많아 졌습니다. 그럼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상호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아이에게 집안일을 함께할 기회를 제공하세요
대가족 체제에서 아이에게 훈육이 주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가족의 일을 서로 나누어야 할 때입니다. 에콰나 부족도 아이가 4세가 되면 집과 마을에서 해야 할 일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대가족 체제에서는 시키지 않더라도 아이가 18개월이 되면 형과 누나가 밥을 먹은 후 설거지통에 빈 그릇을 가져다 놓는 모습을 보면서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훈육의 목적은 아이가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나와 남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서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을 분담해야 합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민폐를 끼친다'고 하지요.
아이가 걷기 이전에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훈육 법을 주로 활용합니다. 그러나 걷기 시작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조작할 수 있고, 간단한 말귀를 알아듣는 시기부터는 훈육의 한 방법으로 아이가 해야 할 일을 정해놓고 요구해보세요. 어린 나이에 아이들을 집안일에 참여시키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가치와 공감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배우도록 돕는 일입니다. 한 연구결과에(Philsbury Dr. S. E.
"Involoving Children in Household Tasks: Is it Worth the Effort?", University of Minesota college of education and human development, September, 2002) 20대 중 반에 성공적인 삶을 살게 하는 데 학벌, 경력 쌓기의 시작, 아이큐,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 마약을 하지 않는 것보다도 집안일 참여도가 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참여시킬수록 그 효과는 더 큽니다. 아이를 3~4세 때부터 집안일에 참여시킨 경우가 9~10세나 15~16세부터 참여시켰을 때보다 더 성공적인 삶을 산다고 합니다. 반면, 15~16세까지도 집안일에 참여시키지 않으면, 이후 집안일에 참여하게 하는 일이 매우 어렵거나 역효과가 일어날 수 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규칙을 부여받은 아이들은 집안일에 대한 책임감이 계속 유지가 됩니다. 성인이 되어 혼자 살아가야 할 때 집안일을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지요. 또 가사와 육아분담 문제가 생기는 결혼 후에는 부부간의 큰 갈등을 막아주므로 안정적인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성인이 됐을 때 집안일에 능숙하면 당연히 자존감도 높아지겠지요. 아이에게 집안일을 시키려면 어느 시기에 어떤 일을 시키는게 가능한지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체발달이나 언어발달 정도에 따라 적절한 일을 요구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을 시키게 되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연령에 맞는 집안일 돕기를 시작하세요.
<참고서적>
0세부터 시작하는
감정조절 훈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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