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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속에 현대인의 모습

by lowen 2023. 5. 14.

 

에드워드 호퍼의 <자화상>1925~30

 

1. 에드워드 호퍼의 생애

에드워드 호퍼는 1882년 7월 22일 미국 뉴욕주의 소도시 나이 액(Nyack)에서 태어났다. 그는 다섯 살에 여러 가지 사물을 목탄으로 그릴 정도로 일찍이 미술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호퍼의 가족 증언에 따르면 호퍼는 자신의 보물 상자에 '미래의 화가'라고 새겨 놓았다고 합니다. 호퍼는 성장하면서 점점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을 굳혀갑니다. 하지만 부모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호퍼의 미적 재능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불안해지는 것을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자식이 예술가가 된다고 하면 부모는 불투명한 미래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때도 마찬가지였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가 기왕이면 순수 예술이 아닌 삽화를 배우는 학교에 진학하기를 권했고 호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17세에 뉴욕 일러스트레이션 통신학교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호퍼는 예술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호퍼의 갈망을 이 학교에서는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호퍼는 부모님을 설득해 상업미술만이 아닌 순수예술까지 폭넓은 교육을 하는 뉴욕미술학교에 입학하고 1906년에는 당시 예술가들의 로망이었던 프랑스 파리까지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파리에서 귀국한 호퍼는 부모의 걱정처럼 여전히 무명 화가였고 그림을 사주는 사람이 없어 재정적 압력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예술을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삽화 그리는 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꿈과는 다른 생활을 하다가 호퍼는 한 여인을 만납니다. 이 여인은 호퍼와 뉴욕미술학교를 졸업한 조세핀 버스 탈 니비슨(Josephine Verstille Nivison)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가지게 됩니다. 조세핀은 당시 화가로서 전시를 명성을 얻고 있었습니다. 호퍼는 연애 기간이던 1923년 11월부터 첫 번째 기회를 갖게 됩니다. 사교적인 조세핀은 브루클린 미술관으로부터 작품 6점을 출품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전시회 준비위원에게 호퍼의 작품도 검토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조세핀과 함께 호퍼의 수채화 작품 6점이 전시되었는데 그때 호퍼의 작품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서 이후 호퍼의 개인 전시회에서는 모든 작품이 팔려나가는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2.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세계

이 시기는 다양한 미술실험이 난무하던 20세기였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인상주의 입체파가 성행하고 미국에서는 마크 로스코, 잭슨 폴록 등 추상표현주의가 성행하던 시기에 호퍼는 고집스럽게 사실주의를 고수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호퍼의 작품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경제공황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미술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열정적인 미국 도시의 분위기는 점점 사라지고 산업 도시의 병폐와 외로움에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사람들은 쓸쓸함과 무기력의 정취를 화폭에 재현해낸 호퍼의 작품에 주목되기 시작하면서 그는 다시 빠르게 유명한 화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감정이 변화하면서 그림에 외로움과 햇빛을 쐬고 있는 사람들은 혼자 차를 마시면 있는 그림 속 인물들은 그림이 아닌 나의 모습으로 현실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호퍼의 1942년 작품은 현대인의 외로움과 소외를 다룬 작품으로 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 작품입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정지시켜놓은 뉴욕의 늦은 저녁의 홀로 켜있는 외로운 커피숖 속의 네명의 인물들은 각자 저마다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커피숍은 현대인들에게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공간이지만 그림 속에는 바깥의 우울한 도시 분위기와는 달리 밝은 조명으로 고독과 불안 그리고 피난 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새 대의 우리가 사람들과의 만남의 장소인 커피숍에서 만나도 따로 핸드폰을 하거나 노트북으로 각자의 업무를 보는 모습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2.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 대한 감상

이렇게 고독과 소외를 그렸던 호퍼의 실제 삶은 그림과 달랐습니다. 그가 적막한 공간 속에서 고립된 인물의 소외감을 주로 그려냈던 것과는 달리 그의 자신은 조와 함께 안정된 삶은 살았던 화가입니다. 그의 초기 무명 시절 생활을 제외하고는 금전적인 굴곡도 없었고 죽을 때까지 작품에만 몰두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호퍼와 조 호퍼의 40여년간의 결혼생활은 긴장과 갈등, 대립과 시대가 주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호퍼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편안한 삶은 살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고독과 외로움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성격에서 자신과는 다른 게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지냈던 신여성 아내와의 갈등, 그리고 시대적으로 변해가는 가치관이 자신도 변해야 하는 호퍼의 내적 갈등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호퍼는 자신을 그린 화가이지만 그림으로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치유를 느낄 수 있도록 '나 혼자면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니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대의 인기 프로그램<나 혼자산다>를 보면서 나는 호퍼의 작품이 떠오르는 것은 이 시대의 많은 사람이 이렇게 살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혼자만 외롭고 고독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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