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의욕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먼저 '부모 중심의 가치관'을 재점검해야 한다. 공부건 운동이건 부모의 가치관이나 잣대에 맞는 것만을 높이 평가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지닌 의욕 그 자체에 눈을 돌려 평가하는 것이다. 교육을 위해, 예절을 위해, 또는 아이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부모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아이에게 백해무익하다. 부모는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인생,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아이의 인생에 그렇게 만들고 싶어 한다. 아이의 기분, 기호, 흥미, 관심사, 재능, 의사, 적성 등은 제쳐두고 부모가 만든 '내 아이는 이래야 한다'는 틀에 억지로 아이를 맞추려 든다. 어떻게든 아이가 그 위를 달려가도록 한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잡지 등에서도 '김연아'선수 처럼 어릴 적부터 한 우물만을 파서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다룬다. 특히 스포츠계에서 두드러지는데, 그 성공은 대부분 부모와 아이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룬 결과라고 소개한다. 부모가 열의를 갖고 아이를 이끌어 '뭔가'를 열심히 시키면 내 아이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뭔가'는 스포츠인 경우도 있고 공부인 경우도 있다. 스포츠라면 일류 선수, 공부라면 의사나 법조인, 고위 공무원이나 대기업 사원 등을 '성공한 사람'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하지만 미디어에 나오는 성공사례가 전부는 아니다. 성공의 그늘에는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은 실패사례도 엄청나게 많이 있다.
물론 아이 자신도 그것을 좋아해 주체적으로 즐겁게 하고, 재능도 있고 적성에도 잘 맞는다면 꾸준히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나역시 그것이야말로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부모 자신이 그 경험자라면 더 잘 지도하거나 조언해줄 수도 있다. 그것을 부정할 수 는 없다. 그렇지 않은 예가 아주 많기에 염려되를 것이다. '내 아이는 이래야 한다'는 염원이 강한 부모는 아이의 기분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킨다. 아이는 '사실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부모 때문에 억지로 했다'며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생각을 강요하면 부모와 자식 관계는 무너진다
개중에는 부모가 바라는 이상적인 방향과 아이 자신의 기질이 완전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 예가 있다. 아들은 이미 성인이지만 아버지와는 남 이상으로 차가운 관계 였다. 엄마와는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아버지와는 '함께 숨 쉬는 것조차 싫다'고 할 만큼 연을 끊고 산다. 부자 관계가 그렇게까지 틀어진 원인은 앞서 말한 부모와 아이의 기대가 어긋나버린 데 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운동을 잘했다. 그래서 아들에게도 줄곧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능하면 특정 종목의 프로선수가 되기를 내심 바라왔다. 아들이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부터 토끼이나 한 발 뛰기로 집 마당을 돌게 해 체력을 단련시키고 육상교실에도 데려갔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달리기 경주에서 꼭 1등을 해야 한다며 운동회 한 달 전부터 특별훈련을 시켰다.
하지만 아들은 운동을 싫어했다. 아들은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성향으로, 운동보다는 그림 그리기나 공작을 좋아했다. 실제로 그 솜씨가 뛰어나 공작으로는 전국대회에서 큰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너무 불만이었다. 공작으로 상을 받았을 때도 칭찬은커녕 "그림이나 공작만 하고 있으니 유약해진다'며 불호령을 내렸다. 아들이 좋아하는 것이나 잘하는 것은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고, 그 후로도 어떻게든 운동으로 성공하기만을 강요했다. 그 아버지는 지금 자신의 교육관을 되돌아보며 몹시 반성하고 있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만을 최우선하여 아이의 기분이나 개성은 무시한 채 교육해온 것을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과의 사이는 돌이 킬 수 없을 만큼 틀어지고 말았다.
아이의 자질을 지켜보자
이처럼 부모 멋대로 자신의 신념을 아이에게 강요해 부모 자식 간 관계가 무너져버린 예는 무수히 많다. 좋은 환경, 의욕으로 가득한 부모 밑이라도 아이 본인에게 맞지 않거나 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결국 강제로 시킬 수 없다. 부모가 아무리 '내 아이는 이래야 한다' 하고 바라도 거기에 딱 맞는 아이가 태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앞의 예처럼 전혀 맞지 않는 수도 있다. 그런 것을 무시하고 뭔가를 강제로 시키면 설령 종은 환경이 뒷받침 되더라도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 실패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무너지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왜 못해!","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어!", 더 열심히 해야만 해!"라고 계속 혼이 나다가 자신감을 잃거나 우울증이 생겨 정신적으 로 망가지는 아이도 있다. 부모 자식 관계뿐 아니라 '아이의 인생 그 자체'가 잘못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아이가 정말 무엇을 바라는지, 아이의 자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뒤쳐질까봐 염려되는 부모
소년, 소녀 시절은 시간을 잊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몰입할 수 있는 인생에서 거의 유일한 시기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은 무엇을 포기 하며 부모의 의견을 듣고 있는 걸까? 그렇게 놀이가 본업인 나이의 아이에게 고교 입시나 대학 입시처럼 가혹한 공부를 시키는 것은 발달 단계상으로도 애초에 무리가 된다. 내 아이를 보자.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보자. 다른아이 보다 못하는게 있어도 괜찮다. 우리아이가 좋아하는것을 시켜주자.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자.
<참고서적>
엄마의 의욕이
아이의 의욕을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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