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 여러 나라 유치원에서는 문자 교육을 시키지 않을까?
이스리엘 에서는 유치원이 의무교육이다. 초등학교에서 가르칠 것을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불법이어서 "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독일, 핀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유치원에서 정식으로 글자교육을 하지 않는다. 독일은 취학통지서 아래에 자녀가 입학 전에 글자를 깨치면 교육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 는 문구를 넣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유아들에게 교육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처럼 선행학습 개념이 아니라 정서와 오감 발달에 집중되어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가정과 유치원에서 글자나 숫자를 따로 가르치지 않는 대신 '화장실, '조심', '노크' 등 생활에 필요한 단어를 그림으로 알려준다. 그래서 이스라엘 유아들은 조심이라는 단어를 읽거나 쓰지 못해도 말이나 행동을 조심스럽게 할 줄 알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 나간다. 또한 공룡이라는 단어는 못 써도 공룡을 그리고 설명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시에 있는 유치원은 3, 4월이 되면 아이들과 비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유독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 비가 내려서 어디로 숨는지 직접 '현장 탐험'을 통해 눈과 귀로 확인한다. 아이들은 도심을 걸으며 장소에 따라 빗소리가 달라지고, 물웅덩이에 비친 모습을 보며 대칭 개 넘을 깨닫는다. 빗소리를 그림과 말로 표현하는 시간을 통해서 이때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습관을 갖는다.
2. 지식보다 감정과 정서 교육이 먼저다
뇌 발달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우리의 뇌는 부위별로 순차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시기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예로 태어나서 3세까지는 뇌의 기본 골격과 화로가 만들어지며 감정의 뇌가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정서와 오감을 통한 고른 자극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다. 아기는 어른보다 더 강력한 감각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서 3세까지 이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간다. 이때 감각을 발달시켜 주지 않으면 도태되므로 오감이 발달하도록 만지고 보고 듣고 맛보게 해주어야 한다. 미국의 버클리대학 심리학연구소가 성공한 사람 600명을 대상으로 그룹의 공통점을 조사한 유명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S 가지 특징 중 그 두 번째로 '살아있는 감성'을 꼽았다. 즉 감정이 풍부하고 감각이 뛰어난 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의 성공을 위한다면 유아기의 자녀에게 한글과 숫자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감정과 감각을 키워주어야 한다. 3세까지 감정과 정서의 안정과 발달이 이루어져야 그 사람 다음 단계에서 지식 교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는 것이다.
3. 적기교육을 시키면 아이 성적이 뒤처질까?
조기교육을 시키는 부모 중에도 조기교육을 반대하는 경우가 꽤 많다. 특히 조기교육의 폐해가 드러나며 적기 교육에 찬성하는 부모들도 많이 생겨났다. 그렇지만 적기 교육을 실천하는 부모는 드물다. 그 이유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와 같다.
'적기교육을 시키면 내 아이만 성적이 뒤처질 것 같아서. 더 나아가 '뭐든지 조금이라도 어릴 때 시작해야 뒤처지지 않는다. '뇌는 유아기에 30퍼센트까지 완성된다'는 논리와 함께 조기교육은 그 시작 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그 내용도 다양해졌다. 유아기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과연 언제부터 글자를 가르쳐야 하는가?'이다. 위와 같은 질문을 수도 없이 받다 보니 시기를 떠나 과연 한글 선행학습이 모두가 바라는 대로 초등학교 공부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다. 영• 유아기의 조기 사교육이 학습에 효과칙이라는 연구 결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팀을 구성해 읽기 능력과 어휘력 관련 사교육을 받은 만 5세 집단과 사교육을 받지 않은 만 5세 집단을 모집해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국어 시험 결과는 어땠을까?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점수를 확인한 결과 독해력을 비롯하여 논리력, 관련 단어 찾기, 오자, 맞춤법 등 총 5개 영역 모두 두 집단이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문자 관련 선행 사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의 평균이 약간 높았다. 국어 능력 중에서 문장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독해력의 경우 문자 관련 선행 사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의 평균 점수가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읽기, 쓰기 선행학습이 국어 접수를 높이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나와 연구팀은 이 아이들이 3학년이 되었을 때의 문자 해독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읽기 이해 능력, 어휘력 검사를 실시했다. 놀랍게도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읽기와 쓰기 등 선행학습 사교육 경험이 없었던 아이들이 읽기 이해 능력과 어휘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읽기 이해 능력의 어떠한 점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니 사실적, 추론적, 비판적 이해 점수 모두 사교육 경험이 없는 집단에서 높게 나왔다. 이 중에서도 비판적 이해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이는 국어 능력 중에서도 더 고차원적인 문장의 이해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 결과는 부모의 바람과 달리 조기 언어교육이 아이의 읽기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한 궁극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적기교육을 시키면 아이의 성적이 뒤처질까 불안해하는 것 역시 기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조기교육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조기교육이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수학 선행교육에 대해서도 이루어졌다. 마찬가지로 만 5세 시기에 수학 관련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때와 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수학 모의고사를 실시해 본 결과, 조기교육을 받은 집단과 조기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의 수학 성적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두 집단 간에 특이한 사항이 눈에 띄었다. 조기교육을 받은 집단과 조기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이 창의성과 사회성 발달에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만 5세 시기에 조사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유아교육 프로그램 유형에 따른 사회• 정서적 발달 점수를 살펴본 결과 '놀이 중심' 유치원에서 유아기를 보냈던 어린이들이 사회• 정서 발달 전수가 높았고, 창의성 발달 점수 역시 더 높았다. 이 모든 연구는 선행학습에 과도하게 노출된 아이들의 학습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0여 년을 계획해 아이들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이 밖에도 몇몇 다른 연구에서도 조기교육의 문제점이 제기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연구 결과이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에서는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조기 인지 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한결같이 조기 인지교육과 같은 선행학습 위주의 교육이 아이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학업 스트레스. 주의 집중력 저하, 문제해결 능력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에서였다. 구체적으로 사교육 가짓수가 많을수록 과잉 행동. 신경질, 퇴행 행동, 공격성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처럼 선행학습을 위주로 한 조기교육은 부모의 바람과 달리 국어, 수학 성적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며 창의성과 사회•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인가! 우리는 아이들의 교육을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막연한 불안감과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상적인 적기 교육 과정에서 학교의 학급에 과반수가 학교 오기 전에 한글을 익히고 온다.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학교에서조차 글을 모르는 아이가 몇명 안되니 집에서 교육하길 권장하는 분위기이다. 글을 모르고 간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 으기소침해 지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적기에 교육을 받는 것이 부족함을 드러내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는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제 로봇과 경쟁하는 시대에 인간이 가진 감성적 정서와 창의성이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기 교육이란 이런 것을 부족하게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결핍이 생긴다. 오랫동안 아이를 가르쳐 봤지만 조기 교육받은 아이가 적기 교육을 받은 아이보다 창의적인 아이는 못 본 것 같다. 성장 과정이 뒤죽박죽돼 버리면 나중에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감성적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아이가 점점 줄어드는 사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배움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도 도전해 볼 기회를 포기하는 아이들은 한국이란 나라를 떠나면 즐거워 지는것 같다.
내가 가르쳤던 어떤 아이는 학교에서 미술을 아주 잘하던 아이였는데 한국에서는 국 대한 부담감으로 배움에 대한 흥미를 점점 일어갔다. 그 아이는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초등교육을 받았는데 갑자기 성적도 좋아지고 더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며 의욕이 넘쳤다. 포기했던 수학도 스스로 다시 시작해 보고 조용하고 까칠했던 아이는 사회성도 좋아졌다. 사회성이 좋아지면서 주변에 친구들이 많이 생기고 친구에 대한 불신보다는 긍정적인 아이로 변해갔다. 아이는 한국에서도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많아 글도 잘 쓰는 아이였다. 이제 한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그 아이는 자기 능력을 펼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인재를 다른 나라로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는 배움을 두려워했던 아이들 그 아이들은 선진화된 나라에서는 배움을 즐거워하는 모범생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우린 아직도 선행학습을 의무처럼 만드는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진짜 고민을 해야 하는 시대 아닐까?
나는 어린 시절 유학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한국적인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자랑스럽게 여겼었는데 이제는 나도 모르게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 보여 유학을 권장하게 된다. 영어 공부를 너무 슬프게 공부하는 아이들 차라리 다른 나라 가서 아이답게 공부하고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고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게 된다. 자신의 나라가 아닌 타지가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많이 안탑깝다. 여기 있을 때는 친구가 친구를 서열을 나누워 비교하는 분위기에서 캐나다에 간 그 아이는 친구가 자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모르는 척하지 않고 도와주는 따뜻한 친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불의를 보면 도와주려 하고 도움을 받는 것을 고맙게 여기며 자신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아이를 보며 좋은 교육은 좋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적기 교육이란 아이를 위한 인간을 위해 오랜 세월 축적된 올바른 교육이다. 감성교육을 받으며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이성 교육으로 메워주지 말자. 이것이 점점 무너지면서 교실에는 감성이 메마른 이기적이고 로봇 같은 아이들이 가득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부모의 불신에 찬 교사의 교권 침해로 인한 교육의 불안정성, 학교에 가도 친구들의 학교폭력을 두려워하는 아이들과 선생님, 아이, 부모, 모두 적기가 아닌 조기교육으로 결핍이 만들어 낸 정신 아닐까? 불안과 불신 수많은 비교를 이제는 멈추고 조금만 천천히 교육하자. 아이도, 선생님도, 부모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달리기를 빠르게 간다고 멀리 갈수 있는것이 아니둣 마라토처럼 천천히 달려서 멀리 갈 수있도록 교육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