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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암묵적 지식이 가진 힘!

by lowen 2024. 8. 14.

 


우리가 문제집을 풀며 답을 맞춰야 하는 것을 '공부를 했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어린아이들일 수록 공부를 문제집으로 하는 것은 기억이 오래 남지 않는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많은것은 통합적으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4~7세 아이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새로운 사물의 이름을 익히고 기억해야 한다. 또 사회적 상황의 맥락을 파악하고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 아이는 삶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도 배워야 하고, 이미 습득한 배경지식을 활용해서 자신의 필요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온몸의 감각을 통해 눈으로 보고, 키로 들으며, 감정적으로 느끼는 모든 정보를 암묵지식으로 체득해야 하는 셈이다. 이렇게 좋합적인 지식을 문제집을 통해 가르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요즘은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가 많아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할 일이 너무 늘어난 것 같아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전히 그렇지 않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을 걸고, 놀이감으로 놀아주니, 아이의 미소와 웃음과 눈물과 울음에 반응한다. 어제보다 하나 더 배워가는 모습에 박수치며 반가워해주고, 잠자리에서는 좋은 이야기책을 들려수는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나서 이유 있을 때 조금 더 신경 써서 한두 가지 새로운 자극을 제공해주면 된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제공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암묵적 지식을 사용한다. 물론 지금까지는 암묵지식이라는 말을 잘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암묵지식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다. 색종이를 잘 집고 오려서 만들기를 능숙하게 하는 아이, 자전거와 킥보드를 잘 타는 아이, 친구들과 함께 놀 때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규칙을 잘 지키고, 잘 못 하는 친구를 도와 주는 아이, 똑같은 과제를 내줘도 별로 어렵지 않게 뚝딱 해내는 아이에게 그 비결을 물으면 말로 표현하지는 못한다. 그냥 척 보면 알 수 있다고 대답한다. 바로 이런 부분이 암묵지식의 영향력이다.

아이의 성공적 삶을 보장해줄 것만 같은 명문대 입시를 위해 매진하는 것이 좋은 부모 역할이라는 착각 속에 머무른다. 그래서 소중한 아이의 삶이 명문대 입시 성적을 얻기 위해 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는 것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해서는 아이들이 암묵지식을 쌓을 기회가 없다.  영국 카디프대 사회학과 교수 해리 콜린스(Harry Collins)는 TEA레이저 실험을 공개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암묵지식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캐나다의 국방 연구 실험실은 TEA레이저 개발에 성공한 후 이 실험의 설계도를 다른 연구소에 공개했다. 전달 방식은 두 종류였다. 한 곳은 설계도만 받아 그 설계도대로 레이저 복제를 시도했다. 반면에 또 다른 곳은 설계도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화 통화를 하거나 실험실을 방문해서 기술을 습득했다. 두 방법의 결과는 명백했다. 전화와 방문등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기술을 습득한 연구소들만 레이저 복제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명시적 지식만으로는 아무리 상세한 설계도가 있어도 복제에 성공하기가 어려웠다. 한마디로 실험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쌓은 암묵지식과 설계도를 통해 알게 된 명시적 자식의 통합이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1시간 놀래? 1시간 공부할래?”

 

 


이렇게 물으면 아이는 당연히 놀기를 선택할 것이다. 혹시 이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고 불편하다면, 이제부터라도 아이가 놀이에서 배우게 되는 암묵지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특히 4~7세 아이는 몸으로 배운다. 1시간의 공부보다는 놀이를 통해 더 많은 암묵지식을 습득한다. 결국엔 이 시기부터 쌓아가는 암묵지식이 나중의 공부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2020년 초에 창궐한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등 기관에 제대로 가지 못하고,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게 되어 집에서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활동량이 줄어들어 살이 찐 아이가 늘어났고, 에너지를 제때 발산하지 못해 짜증도 심해 졌다. 그런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집에서 잘 노는 방법을 찾은 이들도 많았다. 6살 연수 엄마도 그랬다. 집 안에서 연수와 가장 효과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 놀기 시작 했다. 물론 게임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심술을 부릴 때도 있었지만, 날마다 한두 시간 정도 보드게임을 하니 연수도 엄마도 재미 있었다. 처음에는 어려워했던 점수 계산도 곧잘 하게 되었고, 한글도 조금씩 읽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연수가 7살이 되었다. 왠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켜야 할 것만 같아 문제집을 사다가 시 작했더니 연수가 생각보다 수월하게 척척 푸는 것이었다. 놀기만 좋아해서 공부는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공부 실력도 꽤 우수 했다. 엄마 아빠는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보이고 잘하는 모습이 무척 뿌듯하고 대견했다.

 


 

연수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보드게임은 다양한 규칙도 배우고, 전략도 세우며,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승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자기 조절력도 키워준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따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쌓인 암묵지식이 아이의 이해력과 사고력뿐만 아니라 배경지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니 공부가 쉬워져 뚝딱 해치우는 게 전혀 어렵지 않게 된 것이다. 수많은 육아서를 읽고도 육아 방법의 핵심을 몰라 힘겨운 부모들이 많다. 책을 통해 배경지식은 많아졌지만, 몸으로 체득하는 암묵지식의 부족 때문에 글을 읽고도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그저 시간 때우기가 아니다. 많이 노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기 조절능력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친구들과 잘 지내기위해 지켜야 할 규칙을 알게 되고 서로 협동하고 어울리면서 돕는다. 그리고 직접 부딪혀서 알게 되는 수학 과학 미술 언어 다양한 영역의 과목을 몸으로 습득하면 통합적인 사고로 연결하는 것이 당연해 진다. 우리가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 갈 수록 이런 통합적인 사고가 매우 필요하다. 어린시절 아이들이 배움을 통해 깨달아야 하는 것은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또한 지금 AI기술이 발전할 수록 아이들에게 놀이가 가져다 준 경험적 지식은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무기가 될것이다. 아이들에게 놀이시간을 많이 만들어 주자. 

 

 

 

 


<참고서적>

4~7세 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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