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설명하려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가르치면 뇌에 인상이 더 깊게 남는다. 문제를 다시 한 번 푸는 것은 단순히 공부를 한 번 더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것은 지식을 실천하고 응용하는 것이라서 개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 즉 자신의 인지 과정을 인지하는 것을 '메타인지'라고 한다. '인식에 대한 인식',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도 표현 한다.
전교 1등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에게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보통 공부를 잘하는 친구한테 가서 물어보게 된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줄 기회가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얻는 게 있습니다. 한 여학생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친구들이 물어보는 걸 가르쳐주다 보면 자신이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게 되고 안다고 생각하면서 넘어갔던 부분도 다시 한번 짚어보게 된다는 거에요. 무언가 나의 진짜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걸 전혀 모르는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활동은 가정에서도 할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공부를 지도할 때 아이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부모는 이 활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난 것처럼 보이도록 방법을 고안해서 아이가 긴장감과 이상함을 못 느끼게 해야 한다. 어떤 아빠는 내게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문제가 어려우면 쉽게 포기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들의 수학 교과서를 보니 자신의 지식 범위를 벗어나서 가르쳐줄 수도 없었다. 이럴 때 대부분의 부모는 과외를 시키거나 학원에 보내지만 그는 과외나 학원 수업의 수준, 편리함을 고려할 때 차라리 자신이 공부한 뒤에 아들을 지도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때부터 그는 아들의 수학 교과서를 파고들기 시작했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자기보다 실력이 나은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이 설명을 시원하게 하지 못하면 부자가 함께 연구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아들에게 학교에 가서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물어서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는 학생 흉내를 내지 않고 진심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본인의 수학 실력도 크게 늘고 아들의 수학 성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또한 아들이 더 이상 예전처럼 문제를 쉽게 포기하거나 다른 사람이 가르쳐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연구해서 풀게 되었다.
아이의 시험 성적에 초조해하고 엉뚱한 곳에 돈과 힘을 낭비하며 아이에게 강제로 공부를 시키는 것보다 관련 지식을 쓸 수 있는 일을 만들어서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실천은 가장 좋은 '수업'이다. 예컨대 가계부를 정리할 때 계산기가 고장났다고 말하고 초등학생 자녀에게 연필로 계산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전기 제품이 고장났을 때 물리 시간에 전기를 공부한 자녀와 함께 아는 지식을 이용해서 고칠 수도 있다. 특히 아이의 관심거리 중에 지식을 보충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부모가 재밌는 활동을 설계해주는 것이 좋다.
러시아의 교육가 수호믈린스키는 말했다.
"아이가 학업에 뒤처지는 이유는 사고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주변 세계의 각종 사물, 현상, 의존관계와 상호관계가 아이에게 사고의 원천이 되지 않아서다. 실제 사물을 이용해서 아이에게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모든 아이를 똑똑하고 재빠르고 부지런히 공부하고 열심히 질문하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그 부족함을 채울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그 내용을 다시 누군가에게 설명함으로써 그 학생은 '진짜 지식'을 갖게 된 거죠. 누가 말해주는 내용을 그냥 듣는 것과는 다릅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얻는 지식은 아이에게 값진 경혐으로 지혜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흔히 이기적인 사람이 공부를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친구들 한테 노트를 안 빌려주고, 중요한 정보는 자기만 알고, 노는 척하면서 몰래 공부해야 이득을 볼 거라고 말아지요. 그런데 인지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타적인 아이들이 점점 더 지혜로워 집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세요. 그러면 아이는 설명하기 위해 더 정확하게 알고 넘어 가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강제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공부한다는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 발견 됩니다. 그럼 아이가 자신을 믿는 자존감도 올라가고 공부에서 오는 성취감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딘가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더욱 성장하고 싶어 지니까요.
<참고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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