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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 비유한 인간의 본성

by lowen 2023. 8. 18.

 

샤를 르브룅,<사람 머리와 동물 머리의 유사성>,1670년 판화

 

 

 

인생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지혜를 주기 위해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오 tixiano Vecellio~ 1576은 인생의 3단계로 나누어 동물 3마리에 비유했다. 작품의 윗부분에 세 남성의 얼굴을 그리고 밑에는 세 마리의 동물을 그려 넣었다. 윗부분의 왼쪽은  노인의 옆모습을, 가운데는 중년 남성의 앞모습을, 마지막으로는 소년의 옆모습이 차례로 그려놓았다. 그리고 사람 얼굴 밑에는 세 동물의 머리가 보이는데 왼쪽에는 늑대의 몊모습을 , 가운데는 사자의 앞모습을, 마지막으로 개의 옆모습을 그려 넣었다. 왜 그림에 세 사람의 얼굴과 세 동물의 머리를 모두 그려 넣었을까?

인생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한 사람의 모습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 넣은 걸까? 티치아노는 한 남성의 얼굴에서 인생의 3단계인 소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를 한장에 그려 넣었다. 그와 동시에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으며, 노인을 화가인 티치아노, 중년 남성은 아들이자 조수였던 오라 치오, 소년은 조카 마르코의 얼굴로 그려 넣었다. 과연 눈매와 매부리코가 많이 닮았다.

흥미롭게도 인생의 시간의 흐름을 동물 모습을 빌려 표현했는데, 경험이 많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노년은 늑대에 비유했다. 왜일까? 늑대는 인간처럼 작전 전략을 세우고 무리를 구성해 먹잇감을 사냥하고 덫에 걸리지 않는 방법도 아는 영리한 동물이다. 그 때문에 늑대의 특성과 노인의 지혜를 연결 지은 것이다.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중장년기는 맹수의 제왕인 사자에 비유했다. 사자는 힘이 매우 강하고 빠를 때는 시속 80킬로 미터로 달릴 정도로 민첩하다. 인생의 황금기로 불리는 중년의 활력에 빗댔다. 희망과 기대에 찬 소년기는 인간의 오랜 친구이자 호기심이 강한 개에 비유했다. 그림 속에는 인간과 동물을 결합한 초상화를 그린 작가의 의도가 적혀 있다. 그림 맨 위에 라틴어로 쓰인 ‘과거의 경험에서 배움을 얻어 현재를 지혜롭게 행동하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가 그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 역사에서 주는 지혜를 익히고 활용한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앞이 보이지 않아서 막막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이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그렇다. 어쩌면 화가도 자신을 돌이켜 보며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지혜를 전달하며 ‘괜찮아'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바로크 시대의 프랑스 화가 샤를 르브룅 Charles Le Brun, 1619~90은 인간의 성격과 행동을 동물의 얼굴과 비교하는 그림을 그렸다. 그는 인간의 얼굴에 나타난 특성을 관찰하고 분석한 후 사자, 양, 곰, 새 등 다양한 동물의 얼굴로 표현한 여러 연작을 남겼다. 왜 그는 인간을 동물과 비교한 그림을 그렸을까?

르브룅은 특정 동물의 특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사람은 그 동물과 비슷한 본성을 가졌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늑대의 특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사람은 성격이 어둡고 음흉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그림은 사람의 얼굴, 행동, 성격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동물에 비유하는 관상법을 떠올리게 한다. ‘매의 눈을 가졌다’라거나 ‘동물로 치면 돼지상이다’ ‘양처럼 순한 사람이다’라고 말하지 않던가,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은 미술로 보는 동물 관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나라 속담에도 

우리나라 작가 성유진도 인간을 동물에 비유하는 그림을 그렸다. 인간의 모습을 한 고양이는 성유진 작가의 자화상이다. 그녀는 대학 시절 우울증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다. 애완 고양이를 키우면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게 비’ 고양이를 입양했다. 가게 비가 인생의 동반자가 된 후 그녀의 모습을 닮은 고양이가 그림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양이 인간이 우울한 표정을 지은 것은 우울증이 있었던 지난날의 화가 자기 모습이 담겨 있다. 고양이와 함께하는 생활에서 작가는 많은 변화를 가졌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고립감을 느끼지 않아도 됢만큼 성격이 밝아졌다. 우울증도 차츰 사라지고 있었다. 이 인간의 모습을 하는 이 그림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자신을 찾으라고…“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에서 ‘인간은 20여 만 년 전에 태어난 막둥이지만 동물은 수천만 년 혹은 수억 년 먼저 태어난 대선배’라고 말한다. 인간보다 훨씬 먼저 태어나 온갖 문제에 부딪히며 이를 해결한 선배, 동물에게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구하려고 해다. 예술가들이 왜 인간을 닮은 동물을, 동물을 닮은 인간을 창조했는지 그 이유를 넌지시 알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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