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시절의 아이들이 경험과 관찰을 통해 그림 그리기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뇌는 얼마나 기억해낼 수 있었는까? 무작정 물건을 주고 기억하라고 해 보자. 과연 몇개 기억할 수 있을까? 아이들도 기억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기억하고 싶은것을 줄거리로 기억하는 것이다. 이는 주어진 물건들을 가지고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줄거리는 개인의 취향이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이런 방법이라면 아마 물건을 몇 개 더 늘려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뇌는 이야기를 유독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뇌의 세 번째 특성이다.
이러한 뇌의 특성은 1969년 바우어G. H. Bower와 클라크M.C. Clark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들은 관련 없는 단어 목록을 기억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어를 가지고 줄거리를 만들었을 때 훨씬 더 많은 양을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줄거리를 만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단어의 개수 뿐만 아니라 순서까지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줄거리를 만든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이상의 사물 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찾거나 공유하는 의미를 갖도록 연결 지어 기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호랑이와 머리끈이라는 단어를 기억해야 하는 경우 머리끈을 한 호랑이나 호랑이 줄무늬의 머리끈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결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든 안 되든 시각적 영상으로 남아 뇌에 강한이미지를 심어준다. 시각적 영상은 많은 단어를 한 장면에 기억하게 하거나 짧은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만든다.
이런 식으로 몇 가지 물건의 이름을 외워야 하는 경우는 평상시에도 흔히 볼 수있다. 평소에 마트가기가 대표적이다. 마트를 갈 때 사야 할 물건들을 종이에 적어 가지 않으면 한두 가지는 잊어버리고 안 사가지고 돌아오는 일이 많다. 만약 고추, 두부, 파, 식빵, 달걀을 시야 한다고 하자. 이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기억해보는 것이다. 자기 취향이나 개성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된다. 하지만 좀 더 효과적으로 기억하려면 가장 익숙한 영상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겹치는 식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예컨대 익숙한 집 안을 생각해보자. 집으로 돌아와 제일 먼저 접하는 현관에 고추가 주렁주렁 널려 있다. 다음으로 신발장을 열어보니 신발 대신 두부가 놓여있고, 우산 놓는 자리에는 파가 세워져 있다. 식탁 위에는 식빵이 접시위에 구워져 있고, 의자 위에는 달걀한개가 떨어져 있다. 누군가 모르고 의자에 앉는다면 달걀이 깨질지도 모르는데 …라고 생각하면 마트에 가서 살 물건을 잊어버리기 쉽지 않다. 매일 보는 장소마다 물건을 놓았기 때문에 더 쉽게 기억하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기억 저장 방법을 장소법이라고 한다.
장소법 시각적 심상을 이용해 친밀한 장소와 기억해야 할 항목을 연결시켜 이 장소를 마음속에서 탐색함으로써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도 연설문을 기억하는 데 장소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고대인은 뇌과학의 힘을 빌리지 않았지만 오랜 경험의 결과로 뇌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바우어는 1972년의 후속연구에서 집 안의 적정한 장소에 질서 있게 물건을 배치한 후 그 영상을 뚜렷하게 기억하면 기억능력이 2~7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물건을 배치할 때는 최대한 기발하고 괴상하게 하는 것이 기억을 돕는 다고 충고했다.
주의점은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연상법을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강요하지는 말자. 취학 전 아이들은 발달상 기억에 필요한 기본 능력, 즉 어휘력 같은 언어능력과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상법은 기본 능력은 가지고 있으나 자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아이가 서서히 관찰과 경험을 그림 이야기로 그려볼 수 있도록 도와주자. 그러면 서서히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짜는 연습이 되어 아이 스스로 적용을 하게 될것이다.이런 줄거기를 사용해서 기억을 하는 방법을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참고서적>
아이의 사생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