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쩨서 옆집 아이는 한 번 들으면 기억하는 것을 우리 아이는 계속해서 헷갈리고 잊어버리는 걸까? 아이가 공부라는 것을 시작한 유아기 이후,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아이의 기억력 때문에 답답해했을 것이다. 기억하라는 것은 잊어버리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은 기억해내는 아이. 그런데 이상하게도 잊어버리는 것은 매번 국어, 영어, 수학 등 학습과 관련된 것들이고, 기억하는 것은 게임이나 놀이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뇌가 가진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만약 뇌의 특성을 잘 알게 된다면, 학습효과도 뉴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해 뇌의 특성을 알아보자.
몇 개의 단어를 적을 수 있었는가? 만약 여덟 개 이상 기억해냈다면 아주 잘한 것이다. 그런데 평범한 단어보다는 특이한 단어를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는가? 아마도 '텔미'나 '링컨'은 누구나 기억해냈을 것이다. 뇌의 첫 번째 특성, 뇌는 특이한 것에 집중하는 습성이 있다. 대뇌피질에는 항상 방대한 양의 정보가 들어온다. 하지만 뇌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대뇌피질 신경세포는 방대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강하고 중요한 자극, 즉 특이한 것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고 중요하지 않은 약한 자극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정보들끼리 상호경쟁을 하는데, 만약 그중 월등히 강한 정보가 있다면 우리의 뇌는 그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어버리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선택적 주의'라는 용어를 써서 설명하기도 한다. 본인이 의식적이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만 기억하려고 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수업을 듣거나 책을 읽어도 서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이 다르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부분이 달라지는 것이다.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왁자지껄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어도, 누가 내 이름을 거론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 신기하게도 그대화는 잘 들린다. 이것을 '칵테일파티 현상'이라고 한다. 칵테일파티와 같이 여러 사람들의 대화가 오가는 상황에서는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가 관심을 가지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가지 대화만 듣게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만약 아이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정보가 있다면, 아이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하라. 주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 요즘 아이의 최대 관심사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있다면 거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예를 들어 앞서 실시했던 언어 기억력 테스트의 암기 효과를 높이려면 아이돌 그룹의 멤버 하나하나와 단어 하나하나를 이어가면서 기억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는 좋아하는 노래의 멜로디에 암기해야 할 단어를 넣어서 기억하게 하는 것도 괜찮다.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보며 그 사람이 '오리'를 데리고 '울면서' '지하철'을 타는 등 기억해야 하는 것을 그와 관련지어 생각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뇌는 특이한 것, 특이한 분위기 특이한 음 등에 민감하다.
<참고문헌>
아이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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