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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연결된 '교육'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

by lowen 2023. 12. 21.

 

교육에서 '무엇'과 '어떻게'의 결별은 곧 어떤 것을 '안다'는 것과'이해한다'는 것이 분리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이해함으로 써 앎에 이르는 게 아니라 외움으로써 알게 되는 것이다. 물리학지식에 해박했던 존이나 문학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었던 레슬리 스티븐의 경우가 그렇다. 어떤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응용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지식은 실로 허약하며 쓸모없고, 교육적 실패의 결과물에 불과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학문적 성취'의 외장일 뿐이다. 한편 실재와 '환상의 부재'를 동일시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지금까지 말한 것들과는 반대되는 또 하나의 교육적 실패인데 지난 수 년간 관심을 끌어온 주제이기도 하다.

 


교육심리학자 지앤 뱀버거Jeanne Bamberger는 일상생활에서는 똑똑한 아이들이 학교성적은 아주 신통치 않은 사례를 숱하게 보아왔다.
그녀는 이 아이들이 아인슈타인처럼 물리학원리만을 따로 공부하는 것은 힘들어하면서도 실제생활에서는 그것들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렛대를 다룰 때 그 아이들은 움직이려는 돌에서 적절하게 떨어진 위치에 받침대를 놓았다. 어떤 물리학원리가 개입 되었는지는 잘 설명하지 못했지만 그 아이들의 표현에 따르면 마치 시소놀이처럼 느낌으로 그냥 안다는 것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이론적 지식이라는 '환상'이 없다는 것은 그들이 '학문적 행위를 수행'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그것이 어떤 원리로 되는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뱀버거는 이 아이들이 경험으로 습득한 '손지식'을 가지고 있고, 이는 학교에서 배우는 '기호지 지식' 만큼 강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뱀버거는 이처럼 경험에 기반한 이해를 가리게 '빈약하긴 하나 질 높은 이해' 라고 말한다.

 

그래팩 아티스트 선구자 모리츠.C.에셔 <상대성> 1953

 

 

아인슈타인부터 화가 모리츠. C. 에셔에 이르기까지 창조적인 사람들의 학교성적은 대체로 변편지 못했다. 에셔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이 계산과 대수에는 아주 젬병이었고 기하학은 그나마 상상력이 요구되는 과목이었기에 좀 나왔다고 회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그가 나중에 디자인을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특히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결정학 이었다.


이 영향이라는 것은 매우 상호적이다. 면적 나누기, 붙이기, 대칭 만들기에 대한 그의 직관적 이해는 탁월하고 수준 높은 것이어서, 오히려 많은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수학적 • 과학적 개념을 그림으로 나타낼 때 에셔의 작품을 활용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수학성적은 형편 없었지만 그가 수학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를 가르친 교사들은 전혀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얘기는 "그냥 시소놀이처럼 느낌으로 안다"라고 말했던 아이의 사례와 정확히 일치한다. 뱀버거는 "그 아이들은 무게 x 거리 같은 공식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이 직접 느끼고 본 것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가르치는 선생들 조차도 일상과 학교지식을 항상 분리시키고 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모빌 만들기나 조립하기를 과제로 내면서도 정작 본인들은 하지 못 했다고 뱀버거는 지적한다. 그들이야말로 이론은 알지만 이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실재와 환상은 학생들처럼 분리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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